◇ 《삼국유사》에서 ‘유’의 의미 《삼국유사》는 ‘있었던〔有〕’ 이야기라기보다는 ‘남겨진〔遺〕’ 이야기예요. 《삼국유사》는 기린처럼 생긴 절이라는 뜻을 가진 ‘인각사’라는 절에서 완성한 이야기책으로, 삼국 시대의 이야기와 가야의 이야기를 모았어요. 이 중에는 사실인 것도 있고, 당시 사람들의 희망이 섞인 이야기도 있고, 떠도는 소문 같은 이야기들도 있어요. 그래서 《삼국유사》의 유는 ‘있을 유(有)’가 아니라 ‘남길 유(遺)’를 쓰고 있어요.
◇ 《삼국유사》의 이야기의 힘 일연 스님은 이야기가 나라의 국민 의식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일연 스님이 살았던 고려 시대는 불교가 국교였어요. 고려는 후기에 30여 년이나 몽골과 전쟁을 치러야 했어요. 당시 사람들은 지금처럼 인터넷이나 신문이나 텔레비전이 없었기 때문에 세상이 돌아가는 것을 빨리 알지 못했을 거예요.
승려였던 일연은 이야기가 민족의식을 담을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같은 이야기를 공유하고 웃고 울면서 하나의 민족임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죠. 일연은 역사적인 사건이나 왕의 일이 아닌 민중이 남긴 이야기를 기록하기로 했어요. 이 땅에 남겨진 이야기들을 기록해서 사람들에게 주체적인 민족의식을 심어주려고 했던 것이에요.
◇ 우리 고전과 역사, 그리고 지도가 한눈에!
3단 구성으로 《삼국유사》 제대로 읽기《삼국유사》는 유명하지만 제대로 읽은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아요. 대부분의 독자는 가장 잘 알려진 이야기인 〈왕력편〉과 〈기이편〉의 판타지 소설 같은 일부만 기억해요. 또한 《삼국유사》는 전문가나 작가들이 풀어 쓴 이야기가 많은 까닭에 한 번 걸러진 이야기를 접하기 쉬워요. 즉 일연 스님의 생각을 정확하게 직접 마주하는 책 읽기가 어려운 형편이에요.
이 책에서는 《삼국유사》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세 단계로 나눠서 이야기를 풀어내요.
첫째, 신화와 전설이 풍부하게 수록된 《삼국유사》 재미있게 읽기. 《삼국유사》 본연의 의미를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최대한 많은 이야기를 흥미롭게 전달하기 위해 노력했어요. 첫 장은 일연 스님이 왜 이런 책을 썼는지 시대적 상황과 문화적 배경을 살폈어요. 2장부터 10장까지는 흥미로운 주제를 9개 선택해서 설명해요. 용 이야기, 가야 이야기, 귀신과 도깨비 이야기, 선덕 여왕 이야기, 수수께끼 이야기, 우정과 사랑과 효도 이야기, 김유신 이야기, 노래인 향가 이야기, 감동을 부르는 이야기 등이 있어요. 주제에 맞는 이야기들을 골라 되도록 시대와 문화적 흐름이 느껴지도록 배열했어요.
둘째, 우리나라 곳곳에 새겨진 단군과 부여의 흔적부터 신라ㆍ고구려ㆍ백제의 역사를 탐험해요. 삼국유사》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는 곳을 지도에 표시하고 설명과 사진 자료를 더했어요. 큐아르 코드(QR code)를 스캔하면 《삼국유사》와 관련된 장소의 정보와 기념관을 알 수 있어요.
셋째는 우리 역사 수업이에요. 본문의 《삼국유사》 이야기와 관련된 역사를 따로 설명해서 실재와 허구의 이해를 도와요. 역사적ㆍ문학적 개념을 현대어로 풀어 써줘요. ‘한눈에 보는 《삼국유사》 지도’와 ‘《삼국유사》 역사 연표’를 책 앞쪽에 넣었어요. 역사와 지도 위 위치를 확인하면서 이야기를 즐길 수 있어요.
◇ 고전에서 읽는 우리 역사 80장면《삼국유사》을 읽다 보면 ‘오래된 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