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소개
2003년 《열린시학》에 등단하여 활발한 작품활동을 펼치고 있는 장기숙 시인의 네 번째 시집 <모서리 둥근 터무니>. 이번 시집을 통해 독자들은 우리 삶 속에서 반짝이는 삶의 아름다움을 엿볼 수 있을 것이다.작품 「새 발자국」은 공릉천에 세 줄 난 잎들 그들은 물소리 듣고 사라진 그 여백에는 낙관도 없이 여백만 깨끗하게 느껴진다. 지금 시인이 걸어온 발자국이 어지럽게 널려 있지만 하이얀 모래사장이 나를 유혹하면서 한 소절 순수한 마음을 남겨 놓으라고 하는 듯하다. 장기숙 시인의 이 작품을 읽으면 서산대사의 작품이 생각나게 하는 작품이다. 「답설야중거 불수호란행 금일아행적 수작후인정」이라.踏雪野中去 (답설야중거) 눈을 밟으며 들길을 갈 때에는不須胡亂行 (불수호란행) 모름지기 함부로 걷지 마라.今日我行蹟 (금일아행적) 오늘 내가 남긴 발자취는遂作後人程 (수작후인정) 후세인들에게 이정표가 될 것이니.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새겨들어야 할 글로 생각된다. 이 작품은 내가 가는 길이 뒷사람에게 이정표가 되어야 한다는 좋은 내용이다.─ 박영교 시인·문학평론가
■ 목차
시인의 말ㆍ05제1부 모서리 둥근 터무니詩와 길ㆍ13모서리 둥근 터무니ㆍ14떨켜와 부름켜의 시간ㆍ16호랑거미의 봄ㆍ17유리컵 속의 길을 찾아ㆍ18부의봉투 속의 한 줌 꽃씨 ㆍ20꽃밭 안부ㆍ21씨감자ㆍ22바람이 터를 닦는 동안ㆍ23굴참나무 벌목공ㆍ24깨어진 청동금탁ㆍ25딸에게 절을 하다ㆍ26박두진론論ㆍ27제2부 접경 블루스접경 블루스ㆍ31DMZ 음악제ㆍ32신 어부지리ㆍ33도라산의 봄 기별ㆍ34소낭구ㆍ35천 년의 바람ㆍ36산도라지ㆍ37장단역ㆍ38초평도 편지ㆍ39유통기한 1950. 6. 25부터 무한ㆍ40제3부 바람꽃모란, 혼불ㆍ45바람꽃ㆍ46첫걸음ㆍ47명화ㆍ48축제마당ㆍ49호박꽃ㆍ50백수 생각ㆍ51벚꽃 축제ㆍ52단풍처럼ㆍ53귀뚜리는ㆍ54동백꽃ㆍ55내 새끼ㆍ56제4부 익어가는 것들 틈새에소야곡ㆍ59익어가는 것들 틈새에ㆍ60여귀산을 읽다ㆍ61흐린 날 산에 오르다ㆍ62임플란트 하러 가는 커터ㆍ64한 뼘 햇살 ㆍ65가을, 풀섶을 듣다 ㆍ66코스모스의 처소 ㆍ68판티현의 눈물ㆍ70그녀의 텃밭ㆍ71효자요양원 ㆍ72사모곡 하늘에 닿다ㆍ732호선 지하철 ㆍ74제5부 겨울 뜨락에 서서야생화ㆍ77겨울 뜨락에 서서ㆍ78네잎클로버ㆍ79거위의 겨울ㆍ80사백 년 만에 해후ㆍ81섬, 너머 섬 ㆍ82찻사발에 젖다ㆍ83노을 무렵ㆍ84바람의 색깔ㆍ85김장도 전쟁이다ㆍ86새 발자국ㆍ88연극, 혹은 길 ㆍ89단평_밝은 시와 어두운 시 /이도현ㆍ90단평_가슴으로 읽는 시 /정수자ㆍ93단평_젊은이들이 겪는 자본시장의 논리를 은유 / 염창권ㆍ95단평_뒷사람에게 이정표가 되는 일 /박영교ㆍ98
■ 출판사서평
책 속에서모서리 둥근 터무니태생이 정글이랬지 토분 속 몬스테라*총 맞은 과녁처럼숭숭 뚫린 저 이파리열대림 초록 바람이밤새 솔솔 들렌다겨우 볕뉘 한 줌 흙 한 줌 받아들고그늘이 깊은 만큼 둥글게 새긴 무늬들광활한남미의 하늘거기 닿고 싶은 걸까모퉁이 돌고 돌아허공에 뿌리내린구멍난 심장끼리 햇귀 서로 나누려덩굴손뜨겁게 뻗는다투명한길을 내듯* 멕시코 밀림이 원산지로 큰 나무 그늘 밑에서 햇빛을 나누기 위해 잎에 구멍이 뚫리게 진화했다고 함.호랑거미의 봄마른 등걸 틈새에 맵찬 겨울을 건너거듭 허물 훌훌 벗어 공중에 길을 낸다나선형 둥그런 밥상깔따구만 파들대고거꾸로 매달린 채 매순간 흔들려도새벽 별 눈빛으로 촉을 세운 더듬이다리행여나 나비 한 마리낚아챌까 숨 고른다밥줄이 끊겼다는 그 옆 비혼 노총각아슬아슬 허방 딛고 종일 바장인 하루몸 누인 비닐하우스에달빛마저 출렁댄다떠난 사랑 하마 올까 끈끈한 정 여직 남아마주할 성찬을 위해 바람벽 층층 쌓는 길감나무 크낙한 집 한 채꽃등 환히 내건다... 더보기꽃밭 안부봄 하루 첫 비 내려 꽃밭이 수런수런금낭화 애기똥풀 모란 자주달개비사월을들어 올린다봉오리 곧 터질 듯하얀 나리 꽃대는 밑동에 검은 흙뿐뿌리째 짓무른 채 기척이 아예 없다내 눈에갈매빛 그 입술문득문득 글썽인다강원도 전라 경상 색깔은 다 달라도손 잡고 출렁이던 여름날 풋풋한 친구마음밭휑한 그 자리에알뿌리 새로 심는다... 더보기도라산의 봄 기별평화열차 기적 울리며한달음에 닿아도안갯속 북녘 하늘결빙을 풀지 않아흰 구름 두어 채 덮고이냥 모로 누운 산연둣빛 속잎 피울소식 언제 오려나총소리 닮아가는딱따구리 울음소리에화들짝 눈에 불 켠다진달래망울 토독톡…...
■ 저자소개
저자 : 장기숙서울 출생, 2003년 《열린시학》 등단. 시조집 『꿈꾸는 침목』, 『널문리의 봄』, 우리시대현대시조선 『물푸레나무』, 수필집 『삐죽구두 할멈』, 외 공저 다수. 한국시조시인협회 작품상, 한용운문학상, 경기도문학상, 경기예술대상(공로), 열린시학상, 여성시조문학상 수상. 현재 파주도서관 파주문화원 문예창작 지도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