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선 시집(초판본/작가서명) - 거기 별 하나 띄우면서
거기 별 하나 띄우면서
윤희선 시집
혜화당
윤희선
1988 ‘시문학’으로 등단
‘아동문예’로 등단
‘한국문인협회’ ‘한국현대시인협회’‘시문학회’
한국아동문학인협회’ 등 회원
저서 ‘아름다운 나라 빛부신 사람아’
공저‘어둠과 빛의 코러스’ ‘종달새 학교’ 등
현재(1997), 교직에 재직
시집 머리에
창을 사정없이 흔들던 겨울이 지나가고
어느덧 소리 없이 대지를 적시며
온천지의 죽은 혼 불러내는 봄비가 내리고 있다.
다시 나의 사계가 시작되고 있다.
내 비좁은 베란다 정원에 어김없이 꽃이 피고 질것이고
나뭇가지엔 새가 노래하며 한여름 밤이면
나는 다시 서재의 창으로 하늘을 욕심껏 들여놓고
시끄러운 일상을 떠나
하늘과 교감하는 나만의 시간을 가질 것이다.
혼자의 아늑함을 사랑하며
기도처럼 떠오르는 속삭임을 들을 것이다.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 하고
창공은 나를 보고 티없이 살라 하네
사랑도 벗어 놓고 미움도 벗어 놓고
물처럼 바람처럼 살다 가라 하네
언제까지나 지구가 푸르르기를 바라는
지구상 모든 의인(義人)과 잡초처럼 질긴 생명력으로
더할 나위 없이 향기롭게 피어나는 야생화와 마굿간에 누워
주인의 사랑만 타는 망아지 보담
천리를 달리는 명마를 더 사랑하면서.
볕 좋은날 온실의 화조를 베란다에 내 놓아야겠다.
늦은 두 번째 시집을 상재한다.
이 책이 목마른 대지를 촉촉이 적셔 주는 단비처럼
어둔 밤 등불이 될 수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
1997. 봄수정암에서
윤 희 선
저 자 / 윤희선
발행인 / 송명진
발행처 / 혜화당
1997년 5월 15일 제1판1쇄 인쇄
1997년 5월 20일 제1판1쇄 발행
값4,000원
비록 현실적 공간 속에 살고 있는 인간들이지만
우리는 저 하늘 높이 허공에 ‘별’ 하나씩을
띄워야 한다. 여기 별은 지상 ‘꽃’의 천상적
변용이라해도 무방하다.
그것은 아름다움의 세계이며 이상의
공간이다. 이 점에서 윤시인의 ‘별’인식은
가치가 있다. 이런 현실과 이상적 인식의
바탕위에서 오늘 하루하루를 충실히 살며
"하늘 만큼 귀하고 고운/그대를 맞이할 꿈을"
꾸는 시인의 자세는 경건하고도 아름답다.
그런 태도야 말로 머지 않은 날에 그가 꿈꾸는 바
‘허공’을 충만하게 할 것이고, 빈 ‘잔’을 더욱
철철 넘치게 할 것이다.
-제해만(시인/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