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소개
김기택 시의 표정과 몸짓’이라는 부제를 달고 나온 『고요한 수다 활발한 침묵』은 김기택 시인을 비롯한 동료 문인들이 함께 엮은 책의 이름이자, 김기택 시인이 세상에 드러내는 자기만의 표현방식이다. 또한 이 표제는 1991년 첫 시집을 발간한 이래 평균 5년 내외의 숙성을 거쳐 나오는 시집들의 공통분모이며 숨기려 해도 숨겨지지 않는 질문들과 몸을 가르고 마음을 찢고 나오는 자칭 "불구성의 유희”이기도 하다.이 책의 주인공인 김기택 시인은 작품세계에서뿐 아니라, 실제로 사무원에서 시인으로, 시인이면서 대학교수로 무대가 바뀌어 가는 역정에도 흔들림 없는 삶을 이어왔다. 할 말을 몸에 가득 지니고서도 표현을 할 수 없어서 그렁그렁 눈물을 간직한 채 눈만 끔뻑거리고 있는 ‘소’라든지, 등에 커다란 알을 품고 엎드려 있는 ‘꼽추’등은 그가 추구하는 특별한 시적 대상이면서 또 다른 자아이기도 하다.시인은 말한다. 시를 왜 쓰는가? 몸속에 간직한 수많은 생각과 고통을 놀이로 바꾸어 드러내고 싶을 때, 현실과 이상의 괴리감 사이에서 흔들리고 있을 때, 그리고 어쩔 수 없는 상황에 갇혀 옴짝달싹 못 할 때, 누구든 작품 안에서 마음껏 두들겨 패고 조롱하고 나면 후련해진다고. 그리고 또 그는 후학들에게 말한다. 작품을 쓰되 재미있게 쓰라고, 독자들을 변화시키고, 독자들이 마음껏 상상력을 불러일으킬 수 있게 쓰라고.이 책 속에는 이러한 삶을 조망하고 써내는 시인의 곁을 조용히 지켜보는 지인들의 눈들도 함께한다. 사무원 기택 형이 메모지에 시를 쓰는 모습을 떠올리게 하는 눈, 30년 전 그대로 초심을 잃지 않고 걸어가는 그의 발자국을 따라가는 눈, ‘청정한 선비의 풍모’로 초임 시절부터 정년 때까지 한 치의 흔들림 없이 교수직을 수행하는 모습을 마주하는 눈들이 그것인데 그들이 지켜보는 눈은 하나같이 ‘참’이라는 말에 닿아 있다.『고요한 수다와 활발한 침묵』은 총 5부로 구성되어 있다. 제1부: 발자국 읽기, 제2부: 다시 보는 시, 제3부: 시 속의 삶과 언어, 제4부: 설렘, 후회, 잡생각, 제5부: 수다 예찬 등 어느 지면을 펼쳐도 시인의 시 세계와 시인으로서 삶, 그리고 시를 공부하고 창작하는 모두에게 보물 같은 어록이 들어있다. 이 책이 짙어가는 초록과 더불어 문학과 시를 사랑하는 독자 여러분에게 특별하고 소중한 선물이 되리라는 걸 의심치 않는다.
■ 목차
004 여는 시008 연보1부 발자국 읽기014 김종회017 조동범020 노희준023 이승하026 황유원2부 다시 보는 시032 대표시045 교과서 수록시057 외국어 번역시3부 시 속의 삶과 언어평론074 투시적 상상력의 힘/이광호080 불쌍한 몸, 불쌍한 마음/윤재웅094 육체의 고행과 트임/최현식109 확대경, 투시경, 내시경/임지연129 서울에 온 말테/류신144 어떤 난생(卵生)의 울음소리/나희덕157 신생의 꿈과 언어/홍용희대담186 시인의 둘레길/노지영4부 설렘, 후회, 잡생각240 불구성의 유희245 머리카락 자화상253 왜 시를 쓰는가257 말하기와 말하지 않기260 시 속에서 몰래 울기5부 수다예찬264 시308 에세이321 시 읽기333 수다예찬 어록
■ 저자소개
저자 : 김기택경기 안양에서 출생하였으며 1989년 한국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하였다. 시집 『태아의 잠』『바늘구멍 속의 폭풍』『사문원』『소』『껌』『갈라진다 갈라진다』『울음소리만 놔두고 개는 어디로 갔나』『낫이라는 칼』이 있고, 산문집『다시 숨 쉬는 그대에게』등이 있다. 현재 대한민국 예술원 회원이며 경희사이버대학원 교수로 문학을 강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