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일의 밤 백 편의 시>
이영주 편 | 뜨인돌 | 2023-04-14 | 292쪽 | 크기 125x195x20mm
불면의 밤, 천천히 자신만의 템포로 읽는 위로의 시 100편
많고 많은 시들 중에서도 유독 마음을 건드리는 시가 있다. 그러한 시는 각자의 상황과 필요에 따라 다르게 읽히고 지난한 일상을 새로이 보게 만든다. 이영주 시인이 오랫동안 보듬어온 백 편의 위로 시와 시인만의 깊은 시선으로 적어 내려간 에세이를 담아 『백 일의 밤 백 편의 시』를 펴냈다. 고전이 된 시부터 현대 시까지, 이영주 시인의 감탄하는 목소리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백 편의 시가 마음에 내려앉아 한참을 머물게 된다. 백 일 동안 하루 한 편, 시를 읽는 삶이라니. 멋지지 않은가. 이 책은 불면의 밤, 위로와 안온이 있는 '시라는 세계' 속으로 독자들을 초대한다.
<소멸하는 밤>
정현우 | 현대문학 | 2023-01-25 | 144쪽 | 크기 104x182x20 | 무게 200g
마흔네 번째 [현대문학 핀 시리즈] 시집 『소멸하는 밤』은 세련된 이미지와 서정적인 언어로 주목받은 정현우 시인의 2년 만의 신작이다. '시인의 악기 상점'이라는 가수로 활동하며 폭넓은 예술 세계를 펼쳐온 시인은 이번 표제작 「소멸하는 밤」을 모티프 삼아 팝페라 가수 임형주의 신규 앨범 수록곡을 작사, 작곡하며 예술의 지평을 넓혀가고 있다. 깊은 내면의 슬픔을 참신한 이미지로 그려낸 첫 시집 『나는 천사에게 말을 배웠지』에 이어 이번 두 번째 시집에서는 상실로 인한 빈자리를 지친 몸과 더듬거리는 마음으로 누벼가며 특별한 사유와 힘을 보여준다.
시 속의 화자는 누군가의 죽음으로 인한 채워지지 않는 빈자리를 외면하면서 파편처럼 부서진 삶을 살아간다. 화자는 떠난 사람을 애도하며 "방심과 외면에 대한 죄"를 깨닫고 "모든 슬픔이 완벽하게 애도될 수 없다는 진실을 마주하게"(임지훈) 된다. "너는/첫눈으로 휘갈겨 쓴 편지"(「너는 모른다」 부분)처럼 잠시 머물다가 떠났지만, "어떤 슬픔은 머무르는 그대로 우리를 살게"(「소멸하는 밤」 부분) 한다. 마주한 빈자리에서 울리는 서정적인 독백은 존재론적인 성찰을 담은 방백으로 나아간다.
"소멸이라는 뜻은 '사라져 없어짐'이라는 의미도 있지만, 에너지가 합쳐져 다른 형태의 에너지를 내보내는 의미"(정현우)도 있다. 정현우 시인은 '소멸' '죽음' '사랑'의 이미지를 다채롭게 구현하며 특유의 감수성과 섬세한 언어로 시적 성취를 이뤄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