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도현 시집(2판15쇄) - 외롭고 늙고 쓸쓸한
외롭고 늙고 쓸쓸한
안도현 시집
문학동네
自序
1989년 그 여름 이후 나를 키운 것은 내 이름 앞에 붙은 해직교사라는 말이었다. 그 말이 나의 상상력을 옥죄어 가두려고 할 때 나는 자꾸 문학적 자유주의자가 되고 싶어했으며, 이따금 나의 방종의 속이 훤히 들여다보일 때는 그 말로 나를 맵게 다스리려고 애를 썼다.
이제 그것을 나로부터 떼어내야 할 시간이 가까워온다. 가슴이 아프다. 나 자신도 변해야 하리라.
하지만 이것만은 버리지 못하겠다. 시에다 삶을 밀착시키고 삶에다 시를 밀착시키는 일. 그리하여 시와 삶이 궁극적으로 완전한 하나가 되지는 못한다 할지라도, 거의 하나에 가까워지도록 만드는, 그 둥글디둥근 꿈 말이다.
모든 것들이 좀더 가난해지기를, 좀더 외로워지기를, 좀더 높아지기를, 좀더 쓸쓸해지기를
1994년 1월
안도현
작가약력
1984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되어 등단했다. 『서울로 가는 전봉준』 『모닥불』 『그대에게 가고 싶다』 『외롭고 높고 쓸쓸한』 『그리운 여우』 『바닷가 우체국』 『아무것도 아닌 것에 대하여』 『너에게 가려고 강을 만들었다』 『간절하게 참 철없이』 『북항』 등의 시집과 어른을 위한 동화 『연어』 『연어 이야기』 『관계』 『증기기관차 미카』 등이 있다. 시와시학 젊은 시인상, 소월시 문학상, 노작문학상, 이수문학상, 윤동주상, 백석문학상 등을 받았다. 현재(2013), 우석대 문예창작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1판 1쇄 / 1994년 2월 21일
2판 15쇄 / 2013년 4월 15일
지은이 / 안도현
펴낸이 / 강병선
펴낸곳 / 문학동네
산 첩첩 물 넘실 어려운 시절
헤쳐나갈 길 없다고 여겨질수록
친구야 가자
우리가 새 길 되어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