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하연 시집(초판본/작가서명) - 따뜻한 초대
따뜻한 초대
윤하연 제4시집
한림
세월을 끓이면
처마 끝 낙수 소리
단풍잎으로 내린다
생은 나무 같은 것
따뜻한 초대에 시간을 태우면
아랫목 같은 생의 만추가
노을로 내린다.
윤하연
본명: 윤길순
전남 보성군 복내면 출생
광주사범학교 졸업
교직생활 39년(홍조근조 훈장)
《한국문인》시부문 신인상(2003)
광주시인협회 부회장 역임
한국문인협회·광주문인협회·전남문인협회 회원
우송문학회·은목문학회 회원
광주시인협회·보성문인협회 회원
수상
우송문학상, 광주시문학상, TS엘리엇 문학상
저서
제1시집 『먼 이별 긴 기다림』
제2시집 『산유월 연가』
제3시집 『그리움 통장』
공저
『내 안에 등불을 켜고』 외 13집
『한국문인 추천작가 칸나가 붉게 피는 이유』 외 9집
『한국명시선집』 2005, 2006, 2008, 2009
시인의 말
삶의 여정에서
그립고 아쉬웠던 일
떠나지 못한 애뜻함이
풀꽃처럼 간댕여서
잠 못 이루는 밤마다
시를 붙잡고 써보는 것이
살아가는 이유가 되었습니다.
싸락눈 덮이는 겨울 뜨락에서도
한 점 불씨는 이 봄을 피워내듯이
황혼자락 감겨오는 뜨락에서도
한 줌 밑불은 남아서
생의 의미를 덥혀 주는 글쓰기
밤을 새워도
여물지 않는 이삭이지만
내려놓기는 아쉬워서
네 번째 시집 따뜻한 초대를 엮어서
어느 누군가의 갈증을 축여주는
한 방울의 낙수였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감사합니다.
2016. 여름을 맞으며
용봉동에서 작가 올림
인 쇄 2016년 6월 9일
발 행 2016년 6월 15일
지은이 윤 하 연
펴낸이 박 형 철
펴낸곳 도서출판 한림
값10,000원
시 쓰기,
더더욱 생신해지기 위한 생의 한 과정
시를 스는 시간에 시인은 그 자체로 오로라다. 신이 인간을 자신의 모습대로 창조했듯이 시인은 재능을 다하여 자신을 닮은 시와 노래를 연신 창조한다. 작은 불씨 하나로 온 우주를 불 밝히고 과거와 현재와 미래라는 세 개의 매듭을 이어서 그 위에 무지개를 걸치는 작업이 시창작의 본격과정이다. 그리 보면 대자연이 계절을 만들어 꽃을 짓는 일과 시인이 시를 써서 생의 꽃을 피우는 일은 무에 다르랴 싶다.
시인은 시 쓰는 일이 한 점 생을 덥혀 주는 일이라는 사실을 재삼 강조한다. 시인이 아니어도 우리가 사는 이 지상은 수많은 그리움과 미련들이 무한대로 어울린 드넓은 광장이다. 그래서 이리 뒤척이고 저리 뒤척이며 잠 못 이루는 밤들이 많았고 그때마다 시를 붙잡고 씨름하는 일이 시인의 삶의 이유가 되었음이다. 그 일들을 하루하루 언어로 다듬었고 비로소 노래의 곡조를 열어간 것이다.
-김종 시인의 평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