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계전 시집(초판본/작가서명) - 네가 우는 이 순간만은
네가 우는 이 순간만은
신계전 시집도
서출판 양문각
신계전(辛啓田)
시인은 1949년 경남 거제에서 출생하였고 아호는 혜담(慧潭)이다. 「농민문학」지를 통하여 시단에 등단하였고, 현재 거제문인협회, 거경문학 동인, 모시올 동인, 한국농민문학회, 한국자유시인협회 등 중앙과 지방의 여러 문학 단체에서 활약하고 있다. 한국농민문학 동인회 사무국장을 겸하고 있는 그의 시는 한국적 여성의 서정성을 섬세하게 드러내고 있다.
책 머리에
시는 우선 겉보기에는 짧아서 누구나 쓸 수 있는 것으로 알기 마련이다. 그래서 지금 우리나라에는 많은 사람들이 이것을 함부로 다루는 경향이 팽배하다. 그저 아무나 약간의 정감만 내세우면 쉽게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사실 그런 경향이 당초 시에는 있어서 이렇게 된 것으로 알지만, 막상 그냥 써서 되는 것도 아니요, 거기에는 무지무지한 고생이 따르는 것을 느끼고 깨달아야만 한다.
시는 우선 말로 되는 것이고, 그것도 짧게 써서 남에게 감동이란 것을 은연중 전달해야 되기 때문이다. 그것이 무한정으로 어려운 것이다. 그러니까 이런 경우에 이 말밖에는 없다는 식으로 말을 아껴 사용하는 것이 따른다. 말에 대하여 이 말이 나은가 저 말이 나은가 실로 연금술사처럼 간추리고 다듬어서 그것이 빛이 나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 말을 잘 골라 다루되 급기야는 그것이 제 자리를 차지하여 제 구실을 해야 되므로 그런 배치도 척 떨어지게 하는 것이 따른다.
이렇게 어려운 것이고 보니 나는 근 40년이나 해 왔건만 아직도 그것이 어려워 긴가민가 하는 가운데, 작품을 내놓고 만다. 그러나 그것이 결과적으로는 완성이기 보다 언제나 미완성이라는 꼬리표가 달린다. 그것이 미완성이지만 보다 완성을 향해 가까운 거리에 가도록 애쓴다. 그런 것을 생각하면 이것은 하루 이틀의 공력으로 되는 일이 아니고 죽을 때까지 다 이루게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
이번에 첫 시집을 내는 신계전여사는 나이 치고는 너무 늦게 시집을 발간하는 느낌이 있다. 그렇더라도 온 정성을 쏟아 부지런히 캐어서 우리에게 보물을 보여줄 것을 바란다. 그저 열심히 하는 곳에서 궁극적인 알찬 열매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이 길에서는 속성이란 것이 아예 없고, 작품이 뛰어난 것만 영원히 사랑을 받고 남는 것이다.
요즘 일반적인 경향은 시가 너무 도시화되어 있는 판인데, 신여사의 시는 지극히 알뜰하고 전원적인 고향의 시를 지향하고 있음이 무엇보다 반갑다. 여기에 보다 더 짜릿한 감동이 우러나게 엮기까지 겸한다면 금상첨화라고 생각한다. 더 말에 대한 천착을 가해서 앞으로는 더욱 우수한 작품을 빚는데 나아가기를 당부하며 책머리에 몇 가지 적는다.
92년 여름
박 재 삼
저자의 말
수 백 수 천의 말을 한 마디로, 한 마디의 말을 위하여 무한한 언어의 탐사를 계속하는 고뇌의 항해사.
별빛 속의 어둠, 암흑 가운데 빛을 발하며 현실과 이상, 의식과 무의식, 주관과 객관을 접목하여 용기와 지혜를 분출하는 시대의 용역자.
침묵하며 깨어있고, 깨어 있으되 용서로 충만한 사랑의 지압사.
오늘의 정치인, 기업가, 의료인이 치유할 수 없는 몫의 악성 종양을 치유해야 할 마지막 오존층.
시인의 길은 그런 것이 아닐까?
부족한 글에 기꺼이 서문을 주신 시인 박재삼 선생님, 해설을 주신 홍문표 박사님, 두 분의 격려와 충고에 머리 숙이며 이제 투명해진 사명의 잔을 받겠습니다.
1992년 7월에
신계전 시집
네가 우는 이 순간만은
1992년 7월 10일 인쇄
1992년 7월 30일 발행
지은이 / 신 계 전
펴낸이 / 신 용 호
펴낸곳 / 도서출판 양문각
값2,5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