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권호 시집(3쇄) - 떠도는 땅
떠도는 땅(浮土)
첫째
하권호 장편 서사시
창공사
하권호
1948년 충남 천안 출생
「시와 시학」 신인상으로 등단
충남 대천에서 현재 집필중
저 자 / 하권호
발행인 / 유태준
발행처 / 창공사
초판발행 / 1994년 11월 15일
초판 3쇄 / 1995년 1월 10일
값5,000원
장편 서사시 「떠도는 땅」이 추구하는
문학정신과 시적 열의는 모든 허구의
위선과 오류에 대하 속에서 진정한
백제의 존재와 미와 역사, 그 실체를
복원하는 일이다.-김규동
백제여 설레어라, 옛 영화를 찾으리니
뱃머리는 바다 건너 섬을 다스리고
말발굽은 대륙 구석까지 각인되어 있도다.
도적들은 수치스런 저희 몰골이
아이가 알 것을 부끄러워 했나니
숨겼으나 마음이 편치는 못했으리라.
이제 일어선다 해도 이르지 않으니
일어설 바에야 불끈 일어서자.
손을 짚고서라도 일어서 보자.
장구한 세월을 아픔에 아픈 상처를
등불을 들 듯 앞에 세우고
내리질리는 바위골짜기를 올려다 보았고야,
사다리는 이미 발 아래 놓여졌나니
참혹한 늪바닥을 뒤로 하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