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어 사냥>
차인표 | 해결책 | 2022-10-14 | 272쪽 | 크기 128x188x13 | 무게 293g
K-문학의 새로운 발견,
낯선 이야기꾼 차인표 작가의 한국형 뉴 판타지 시리즈 첫 작품!
신묘한 힘을 가진 인어 기름을 차지하기 위한 인간들의 흥미진진하고 치열한 대결
『인어 사냥』은 먹으면 천 년을 산다는 인어 기름을 차지하기 위한, 인간의 민낯을 드러내는 근원적 욕망에 관한 이야기다. 오랜 시간 인간과 역사, 구전 설화에 깊이 천착해 온 작가는 우리나라의 정서를 담은 우리의 지명과 옛이야기를 바탕으로 새로운 한국형 판타지아를 구축하고자 했다. 이와 관련해 십수 년간 자료를 수집해 오다가 강원도 통천 지역의 지금은 사라진 독도 강치에서 인어에 대한 영감을 얻어 그간의 아이디어와 기록을 발전시켜 그만의 신비롭고 독특한 이야기로 완성했다.
1902년, 강원도 통천 인근의 외딴섬. 어부 박덕무가 아내와 두 아이와 함께 가난하고 힘겹지만 따스한 정을 나누며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아내가 알 수 없는 병으로 급사하고 딸 영실마저 치료할 수 없는 폐병에 걸려 절체절명 위기의 순간을 맞는다. 이때 덕무를 찾아온 공 영감이 정체를 알 수 없는 누런 기름 한 방울을 먹이자 영실의 고통이 사라진다. 이것은 공 영감의 조상 대대로 내려온 인어 기름. 이에 덕무는 인어를 찾아 목숨을 내걸고 위험한 흑암도로 향한다.
한편, 서기 700년, 강원도 통천의 바닷가 마을. 지독한 추위와 배고픔으로 굶어 죽을 위기에 처한 소년 공랑은 무작정 해안가로 나선다. 갑자기 몰아치는 칼바람을 피해 어느 바위 절벽으로 숨어들었다가 비밀의 통로를 발견한다. 그곳에서 생전 처음 보는 낯선 생명체와 조우한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공랑은 인어를 찾고자 혈안이 된 마을 사람들과 갈등하며 위기에 직면하게 되는데...
무려 천이백 년을 넘나드는 두 개의 이야기는 씨실과 날실처럼 교차하면서 점차 빨라지는 리듬을 타며 고조되다가 하나로 이어지면서 대망의 피날레를 장식한다. 이 과정에서 작가가 그려 낸 섬과 바다, 바람과 해일, 인어와 강치, 여러 인간과 인간을 닮은 생명들과의 관계, 그 사이에서 불거지는 추악한 욕심과 죄책감 그리고 나와 다른 것을 끌어안는 용기를 만나게 된다. 작가는 '인어'라는 익숙한 듯하면서도 낯선 존재를 단지 미스터리 한 흥밋거리에 국한시키지 않고, 이를 매개로 다양한 인간 군상의 모습과 우리 고유의 한의 정서를 섬세하게 녹여 내 결국 우리네 처절하고 아픈 삶의 이야기로 치환시켰다.
독자는 책을 펼침과 동시에 작가의 머릿속 가득한 판타지를 확장한 거대하고 매혹적인 상상의 세계로 안내될 것이다. 또한, 신라와 조선 말기를 오가는 거대한 스케일, 철저한 시대 고증과 섬세한 심리 묘사, 인간 중심주의에 대한 경종과 욕망이라는 주제 의식을 하나의 속도감 있는 이야기로 풀어낸 탄탄한 구성력 등은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놀라운 몰입감을 선사한다. 이는 작가가 그의 작품 세계에서 일관되게 표방하는 '글로 쓴 영화'를 구현한 것으로, 텍스트 속 활자를 뛰어넘는 창발성을 보여 준다.
<언젠가 우리가 같은 별을 바라본다면>
차인표 | 해결책 | 2021-12-15 | 240쪽 | 크기 134x200x14 | 무게 348g
차인표 작가가 전하는 감동의 휴먼 드라마
자신을 대변할 수 없었던 이들을 위한 헌사
『언젠가 우리가 같은 별을 바라본다면』은 고국을 떠나 70년 만에 필리핀의 한 작은 섬에서 발견된 쑤니 할머니의 젊은 시절을 담은 이야기이다. 작가는 우리나라가 일본에 주권을 빼앗긴 채 가난하고 핍박받던 시절을 맨몸으로 버텨 낸 우리 어머니의 어머니, 아버지의 아버지들의 이야기를 남기고자 집필을 시작했다. A4 용지 스무 장 분량으로 시작한 이야기는 10년의 집필 기간 동안 데이터 유실로 의지가 꺾이기도 하고 모든 것을 원점에서 복기하기를 반복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은 후, 더욱 진정성과 사실에 근거한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소설로 완성되었다.
소설의 배경은 1930년대 백두산 기슭의 호랑이 마을. 엄마와 동생을 해친 호랑이 백호를 잡아 복수하기 위해 아버지와 함께 호랑이 마을로 찾아온 호랑이 사냥꾼 용이와 촌장 댁 손녀 순이 그리고 미술학도 출신의 일본군 장교 가즈오가 등장한다. 그저 평범한 행복을 누리며 살고 싶었던 그 시대의 순수한 젊은이들이 역사의 소용돌이에서 마주한 절망 속에서도 서로를 향한 믿음과 사랑, 헌신적 선택으로 격정의 한때를 관통해 나간다. 작가는 '사랑과 용서, 화해'라는 주제 의식을 진중하고 따스한 시선으로 풀어내면서도 세 주인공을 중심으로 속도감 있고 밀도 있게 이야기를 이끌어 간다. 또한, 치밀한 세부 장면 구성과 고증을 거친 백두산 마을의 수려한 풍경 묘사는 읽는 내내 머릿속에 한 편의 영화가 떠오를 정도로 생동감 넘쳐 또 하나의 의미 있는 문학적 성취를 보여 준다.
이 소설을 통해 작가는 평온한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당신이 그 시대에 살았다면 어땠을까……" "지금의 우리가 그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무언의 질문을 던지는 듯하다. 이제, 결코 잊어서는 안 될, 아직도 치유되지 않은 민족사의 상처를 간직한 이들을 보듬는 차인표 작가의 특별한 이야기가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