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소개
김동길 교수의 애송시 100편이 전하는 시의 감동, 그리고 인생과 세상 이야기《내 마음의 노래: 김동길(金東吉) 암송명시》는 대학교수이자 저술가 겸 방송인인 김동길이 한평생 사랑하고 읊어온 동서양의 명시 100여 편과 그에 얽힌 이야기를 풀어놓은 책이다. 2008년부터 2018년까지 저자의 홈페이지〈자유의 파수꾼〉에 실린 글을 중심으로 김형국 서울대 명예교수가 선별하여 엮어냈다. 최근 김동길 교수가 몇몇 방송에서 유창한 시낭송으로 화제를 불러일으켰는데 이 책은 그 연원을 밝힌 자술(自述) 정본(正本)이기도 하다. 저자가 어린 시절 익혔던 시조, 대학시절 읊었던 영시, 그리고 교수시절 암송한 한시와 늘 가까이 두고 읽었던 우리 현대시의 감동을 전한다. 시에 대한 관심이 점점 옅어지는 현 세태를 염려하여 일반 대중들이 각자의 삶 속에서 시를 사랑하는 마음을 키울 수 있도록, 단순한 시 해석을 넘어 다양하고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함께 실었다. 지금까지 잘 알려지지 않은 ‘인간 김동길’의 유년시절 추억부터 청년시절에 느낀 문학의 감동, 장년에 찾아온 사랑, 중년의 인생과 자연에 대한 철학, 노년에 깨달은 나이듦의 소회까지 특유의 천진하고 솔직한 문체로 털어놓는다. 또한 ‘논객 김동길’의 날카로운 시선과 인문학적 사유를 통해 우리 사회의 문제들을 짚어내고 해결의 실마리를 제시한다.
■ 목차
나의 삶 나의 노래 / 김동길 51부 꽃은 무슨 일로 쉬이 지고―우리 옛시 그대를 남포에서 보내며: 고향땅 강물 대동강 19잠 못 들어 하노라: 옛 선비의 가슴 20백설이 잦아진 골에: 날마다 늙어가는 내 꼴 22흥망이 유수하니: 이 사람을 보라! 23구름이 무심탄 말이: 민족의 역사를 바로잡으려는데 24오백년 도읍지: 지켜야 할 충절은 지키는 것이 25강호에 겨울이 드니: 이 또한 임금님의 은혜 27이런들 어떠하리: 위화도에서 회군하고 28이 몸이 죽고죽어: 포은이 살아서 한국이 산다 29창 안에 켰는 촛불: 너와 내가 하나 되는 가연 31북소리 덩덩 울려: 인생을 어떻게 살 것이냐 32누가 대장부라 부르리오: 생사람 잡은 역사 34옥을 돌이라 하니: 양심을 가리는 어지러운 세상 36태산이 높다 하되: 자수성가한 사람들 37청풍은 값이 없고: 돈으로 살 수 없는 것 38이보오 저 늙은이: ‘저 늙은이’가 바로 나 40한산섬 달 밝은 밤에: 충무공 이순신이 있어 41녹양이 천만사인들: 만사는 때가 있는 법 42오늘은 찬비 맞았으니: 시대에 대한 한탄 43고신원루를 비 삼아: 충신의 피눈물 45풍파에 놀란 사공: 일하며 사랑하며 46선비의 벗 다섯: 아호도 ‘외로운 산’ 48꽃은 무슨 일로 쉬이 지고: 다 덧없는 한때 49외기러기는 울고울고: 부모 잃은 슬픔 50청산도 절로절로: 조용히 떠납시다 51여태 아니 일어나냐: 허튼 방송 52흙이라 하는고야: 남의 잘못만 따지지 말고 53서리 치니: 때를 놓치지 말아야 54낙환들 꽃이 아니랴: 겉멋이 들어서 걱정 55맵고 쓴 줄 몰라라: 기나긴 고통의 세월 56꿈에 뵈는 님이: 민초들의 크고 아름다운 꿈 58춘설이 난분분하니: 봄 같지 않은 한반도 59물은 옛물 아니로다: 남북 통틀어 남녀 인걸이 드물다 60먼뎃 개 짖어 운다: 그대는 무엇을 찾는가? 61우리 한 번 죽으면: 생로병사가 꿈같으니 62왕검성에 달이 뜨면: 내 고향 유적지 63내 심은 탓인지: 마음대로 안 되는 세상 65사랑이 어떻더냐?: 끝간 데 몰라라 66남의 말 내 하면 남도: 남의 말 하지 않기 68소년행락이 어제런가: 나이듦이 고맙다 702부 스스로 사랑이 되어 한없이 봄길을 걸어가는―우리 현대시 울 밑에 선 봉선화야: 어언간에 여름 가는 인생무상 75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철학도 역사도 음악도 있고 76내 고향은 곽산: 소월의 스승 78함석헌의 <그대 그런 사람을 가졌는가>: 나는 그러면 안 되나 79왜 사냐고 묻거든: 다 대답할 필요는 없다 81 4월이 오면: 그들의 고귀한 혁명정신 82모란이 피기까지는: ‘봄을 기둘리는’ 까닭 84기러기 울어예는: 너도 가고 나도 가야지 86그 어진 손으로: 그 시인이 그립소 87괴로운 인생길 가는 몸이: 이것이 인생 아닌가 89시인 천상병 생각: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91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스스로 사랑으로 남아 93가도 가도 끝없는: ‘무한’이 없다면 ‘유한’이 무슨 가치 95새벽부터 우리: 저녁까지 씨를 뿌려봅시다 973부 검소한 생활 고상한 생각―영시 남기고 갈 것은 없다: 포프의 <고독> 101영광의 길 가다 보면 무덤 있을 뿐: 그레이의 <만가> 103뜨거운 사랑도: 블레이크의 <사랑의 비밀> 105단순한 것이 아름답다는 진리의 터득: 워즈워스의〈무지개> 106고요함 가운데 회상된 정서: 워즈워스의 <수선화> 108검소한 생활 고상한 생각: 물질만능주의 탄식 110고산지대의 아가씨: 인간관계는 예술이다 112아무와도 다투지 않았소: 랜더의 <노철학자의 말> 113세월도 가고 인생도 가는 것을: 램의 <그리운 옛 얼굴들> 115나 인생의 가시밭에: 셸리의 <서풍의 노래> 117봄이 어찌 멀었으리오?: 셸리의 <서풍의 노래> 120아름다움은 참된 것: 한국 정치가 더 싫습니다 122이름을 물 위에 적다: 키츠의 묘비명 123이 하루를 헛되이 보낼 것인가: 칼라일의 <오늘> 124인생은 진실이다: 롱펠로의 <인생찬가> 127나 주님 뵈오리: 테니슨의 <사주를 넘어서> 128가을의 문턱에서: 테니슨의 <눈물이여, 속절없는 눈물이여> 130봄을 기다리는 사람: 브라우닝의 <때는 봄> 132자비와 사랑이 풍부한 국민 만들기: 브라우닝의 <함께 늙어갑시다> 134사랑엔 조건이 없다: 엘리자베스 브라우닝의 <당신이 나를 사랑해야 한다면> 137나의 신상발언: 휘트먼의 <나 자신의 노래> 138길이 더 이상 길이 아니다: 휘트먼의 <큰길의 노래> 141나이 든 이들의 역할: 예이츠의 <학자들> 143나 같은 바보는 시를 쓰지만: 킬머의 <나무> 145삶은 마땅히 이어져야: 밀레이의 <착한 이들 세상 떠나도> 1484부 해마다 피는 꽃은 비슷하건만―한시 오래 살면 얼마나?: 조조의 <걸어서 하문을 나서며> 153자연의 사계절: 도연명의 <사시> 155죽음을 무릅쓴 시구 빼앗기: 유정지의 <대비백두옹> 156답은 않고 마음이 한가롭네: 이태백의〈산중문답> 157돌아오지 않는 사람들: 이태백의 <자야오가> 158가을바람이 소슬히 불 때면: 이태백의 <정야사> 160꿈같은 인생에 대한 노래: 이태백의 <우인회숙> 162나라가 망하면 무엇이 남나?: 두보의 <춘망> 163바람에도 물결치지 않는 수면: 소강절의 <청야음> 164젊은이를 위한 예언: 주희의 <권학문> 164젊은이 늙기 쉽고: 주희의 <소년이로> 166모두 때가 있다: 주희의 <관서유감> 167아, 안중근!: 원세개의 <만시> 168‘정치’의 정체가 무엇인가?: 무명씨의 <격양가> 1705부 감을 먹고 있는데 종소리 들리는구나―일본시 눈물의 사모곡: 이시카와 다쿠보쿠의 <장난삼아> 175금지곡 암송: 시마자키 도손의 <첫사랑> 176일본문학, 하이쿠 178김동길 교수의 시사랑에 대하여I김형국 183인명 색인 217지은이엮은이 소개 219
■ 출판사서평
시와 함께한 인생 이야기 나는 어려서부터 노래를 좋아해 중학생 시절부터 무슨 뜻인지도 모르면서 선비들의 시조를 배우고 익혔습니다. 그 후에도 줄곧 시를 사랑한 것이 내 삶의 유일한 즐거움이었습니다.…나이는 많지만 눈을 감고 내가 읊조릴 수 있는 시는 적어도 100여 편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 시들은 어느 나라 것이든 내 삶의 어려운 고비고비마다 나를 위로하고 삶의 용기를 가져다주었습니다. (본문 6쪽 중에서)최근 몇몇 방송에서 선보인 김동길 교수의 시낭송은 세간의 화제였다. 어려운 영시나 한시를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줄줄 암송하는 모습에 많은 이들이 놀라움을 금치 못한 것이다. 과거에는 학교에서 명시암송을 장려하고 편지나 대화에서도 시를 주고받았기 때문에 시암송이 특별한 일이 아니었으나, 오늘의 젊은이들에게는 일종의 ‘문화충격’이었다. 용맹한 장수를 연상시키는 풍채에 거침없는 입담으로 세상을 들었다 놓았다 하는 그이니 시쳇말로 ‘반전매력’이 아닐 수 없었던 것. 그가 감정에 북받쳐 시낭송을 할 때면 그 음성이 심금을 울리는 혼(horn) 악기처럼 울려 퍼져 장내는 감동의 도가니가 된다. 90 평생을 시와 함께 동고동락하며 시마니아, 시전도사, 시교육자를 자처해온 김동길. 세월이 흘러도 변치 않는 그의 시사랑은 어떻게 시작되었을까?김동길 교수는 1928년 평안남도에서 태어나 분단 후 월남한 월남 1세대로 어린 시절 뛰놀던 북녘땅과 동무들이 그리워질 때면 평양성의 흥망성쇠를 노래한 <왕검성에 달이 뜨면>을 암송하며 애수에 젖는다. 비단 향수병 때문이랴. 그의 인생을 돌아보면 자의든 타의든 늘 시와 함께였다. 초등학교 시절, 누이 김옥길(이화여대 8대 총장, 24대 문교부 장관)이 사온 ‘시조놀이’(시조를 암송하는 카드게임)를 온 가족이 둘러앉아 즐기며 시의 세계에 입문했다. 대학 때는 영문학도로서 워즈워스의 시를 통해 순수한 아름다움에 눈떴고, 브라우닝의 시를 읽으며 봄의 희망을 깨달았다. 그 후 독신 문사로 쭉 살아오면서 이태백의 <산중문답>과 윤선도의 <오우가>는 어느새 그 자신의 이야기가 되었다. 이 세상에 마지막으로 남기고픈 말도 "나 주님 뵈오리 직접 뵈오리”로 끝나는 테니슨의 시 <사주를 넘어서>라는 김동길. 그가 시로 성장하고 사유하고 감동했던 ‘화양연화’ 같은 순간들이 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시로 만나는 세상 이야기 꿈에 뵈는 님이 신의 없다 하건마는 탐탐이 그리울 제 꿈 아니면 어이 뵈리 저 님아 꿈이라 말고 자로자로 뵈시소 꿈은 결코 허무한 것이 아닙니다. 꿈이 있었기에 우리들의 조상은 수십만 년, 수백만 년 이 지구상에서의 고달픈 삶을 씩씩하게 이어갈 수 있었고, 그 꿈 덕분에 오늘의 우리가 이만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꿈은 우리를 살리고 키우는 큰 힘을 지니고 있습니다. (본문 58쪽 중에서)김동길 교수의 시사랑의 특별함은 개인적 차원을 넘어 역사적, 사회적 차원으로까지 확장된다는 데 있다. 내로라하는 역사가이자 논객이기도 한 그는 시를 통해 역사의 강과 마주하고 세상의 빛과 어둠을 인식한다. 한 편의 시에는 한 인간의 삶뿐만 아니라 한 사회, 한 시대의 고뇌와 환희가 응축되어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민초들의 시를 읽으며 보름달처럼 크고 아름다운 꿈을 발견하고, 선비들의 시를 읽으며 소나무처럼 푸르고 굳건한 선비정신을 발견한다. 그리고 그 정신적 유산을 통해 오늘의 사회문제들을 풀어가야 한다고 역설한다.김동길 교수는 또한 시를 매개로 사람과 사람이 교류하는 시적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예로부터 공자는 최상의 어울림이란 "더불어 시를 말할 수 있는 사이”라고 했다. 시는 사람들 간의 벽을 쉽게 허물고, 수준 높은 대화를 가능하게 하며, 깊이 있는 통찰을 제공한다. 또한 ‘나’의 마음과 ‘너’의 마음을 이어 ‘우리’라는 연대감과 공동체 의식을 만들어낸다.매체와 뉴스는 넘쳐나지만 진정한 소통이 어려운 이 시대에, 이 책은 깊이 있는 인문학적 사유와 통찰이 담긴 시로 세상과 소통하는 지혜를 전한다.
■ 저자소개
저자 : 김동길1928년에 평남 맹산군에서 태어났다. 광복 직전 평양고보를, 분단 후 월남하여 연희대 영문학과를 졸업했다. 미국으로 유학 가서 인디애나주립 에번스빌대학을 거쳐 보스턴대학에서 링컨 연구(Abraham Lincoln: An Oriental Interpretation)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연세대 교수, 부총장을 역임하던 중 1974년 민청학련 사건에 연루되어 15년 징역형을 선고받았다가 1년 만에 풀려났다. 이후 말과 글로 사회적으론 자유, 국민 개인적으론 사랑이 지닌 가치의 지고함 설파에 신명을 걸었다. 문학, 역사, 철학에 정통한 ‘문사철 삼절’이자 ‘언행일치 선비정신’의 화신이다. 우리 사회 독서계에서 진작 고전의 반열에 오른 《링컨의 일생》을 필두로 50여 권 저술을 펴냈다. 2019년 현재 연세대, 단국대, 명지대 석좌교수로 있다.엮음 : 김형국1942년에 경남 마산에서 태어났다. 서울대 사회학과와 행정대학원을 졸업했고, 미국 캘리포니아대학(버클리)에서 도시계획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를 역임했고, <조선일보> 비상임 논설위원과 한국미래학회 회장도 지냈다. 전공서적인 《한국공간구조론》외에도 화가평전인 《장욱진》, 《김종학 그림 읽기》, 미학서적인 《우리 미학의 거리를 걷다》도 냈다. 2019년 현재 서울대 명예교수이자 가나문화재단 이사장이다.